인애가 설립 20주년에 즈음하여
- 작성일201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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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애가 설립 20주년에 즈음하여
이사장 김덕호
을미년(乙未年) 새해의 서기(瑞氣)가 어려 오는 길목에서 삼가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 강건하고 다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면 오늘 우리가 있기까지 지난 19년 동안 결코 짧지 않은 길을 함께 걸어오신 여러분의 노고에 대하여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며 감사드립니다.
초반 10여년은 책임경영에 기초한 인사관리와 규모 확장 등으로 의료업계에서 성공의 신화를 만들었던 우리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노력에 비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적자가 쌓여 갈 때는 규모축소 등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절박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주가 상처와 고난의 과정을 견뎌내야만 만들어지는 것처럼 오히려 적극적인 차별화 경영방침으로 규모를 늘리는 등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해고의 아픔보다는 장기간의 성장통을 앓는 것이 낫겠다는 일념으로 인내했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발굴에 신경 쓴 결과 얼마 전 회복으로의 반환 지점을 바로 앞에 두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격려를 아끼고 싶지 않은 건 우리 재단병원이 건실하여 우리 모두 함께 롱런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초석이 되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동행한다면 어디든 갈수 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역경지수가 높고 잡초정신이 있지 않습니까? 여러 번의 큰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낸 오뚜기가 아닙니까? 그토록 염려했던 2014년의 파고를 헤쳐나와 아무도 가보지 않은 2015년 항해를 위해 돛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함께 걸어온 족적을 돌아봅니다.
서울 인애가 본원 병상수 확충, 송파병원의 스포츠재활센터 확장 및 리모델링, 강동병원의 스포츠재활센터 확장, 영주병원의 검진실 확장 및 투석실 신설, 대전병원 리모델링 그리고 노인시설 인애가장수마을, 이당원의 노후시설보강, 프로그램개발, 신뢰도 고양 등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몸부림이 컸습니다.
특히 영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은 증축 및 북카페 신설과 함께 지역 최초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획득에 이어 대통령상 수상과 치매거점병원으로 선정된 건 치하할 일입니다.
또한 원외탕전실 신설과 (주)밀알약업의 한약유통 전문화 및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무역증대 효과가 눈앞에 와 있습니다. 자연치유용 약선식단으로 임상논문을 발표하고 그 내용으로 특허를 획득하는 등 연구실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향후 관심 있는 직원의 복리를 위해 별도로 식품관련 개발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인애가 가족 여러분,
이 모두가 우리가 흘린 땀의 결과이고 또한 우리의 자세에 따라 향후 자양분으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심찰해야 할 것입니다. 초반은 개인 김덕호 중심의 수입구조였다면 후반기는 개인이 아닌 '인애가'라는 브랜드 시스템의 구축기간으로 그 구조가 바뀌였습니다. 개인 존중은 있되 완벽한 시스템화가 되어야만 경쟁력이 생기고 그 가운데 리더가 길러집니다. 대가족인 우리는 시스템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각 병원과 시설마다 각 부서마다 시스템 보강을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한편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드는 건 불투명한 의료환경 이유도 있겠지만 지난해 우리 국민 모두가 잦은 대형사고와 사건으로 입은 엄청난 상처와 손실이 아직도 구석구석에 남아있어 그 아픔이 새해에도 재발되지 않을까 염려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 중심에서 보면 세월호에 진정한 리더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렇지 않았기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정도(正道)'에서 벗어났습니다. 원칙과 기준이 무너져버린 결과로 빠져들었습니다.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국내외에서 조여 오는 파장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는 불안감을 숨길 수 없는 것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각자 맡은 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불투명한 의료환경속에서도 리더로서 가져야할 최소한의 덕목입니다.
우리 공동체를 위한 리더로서의 본분은 윗사람에게만 있지 않고 우리 각자에게도 똑같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상에 발표된 김덕호의 수필 '위기의 리더십'에서 예를 든 석해균 선장, 루이스 우르수아 작업반장과 체슬리 슐렌버거 3세 기장 같은 리더가 생각나는 건 왜 일까요?
우리도 해낼 수 있습니다.
2015년 경영방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20주년의 리더'
재단을 설립한지 스무돐이지만 정신적 설립자이신 고(故)이당 김성환 선생님의 의료복지공동체 터 닦기 예순 해를 보태면 여든 해가 됩니다.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아니 묄세'라는 용비어천가의 글귀가 생각납니다. 인애가는 모래 위에 짓지 않고 깊고 튼튼한 반석 위에 지은 집입니다. 역사가 있고 뼈대가 단단한 스무살 청년으로 그 기백과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넘칩니다. 앞장서든 뒤에서 밀든 조직에 활력소를 한없이 불어넣을 수 있는 황금기로 만들 기회입니다.
20주년의 리더가 되기 위한 실천과제로 첫째, 과거 전반기에 잘 나가던 성공신화는 잊어버려야 합니다.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또 다른 성공을 위해 도전하고 개척하라는 의미입니다.
둘째로, 잘하는 것과 잘해야 하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셋째로, 각자 Vip Zone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Vip고객 확보에 따라 존재가치가 커지는 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각자 미래의 나침반이 되도록 2015년을 생애 최고의 해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광복 70주년이기도 한 인애가의 20주년 주인공이 다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주위에 병의원이 수없이 생겨납니다. 생존경쟁이 치열합니다. 위기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을 믿습니다.
인애가 가족여러분, 사랑합니다.
세밀 살을 에는 칼바람을 맞으며
희망봉 소나무 곁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