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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장성 두통
    • 작성일2010/03/16 00:00
    • 조회 9,269

    50대쯤 되보이는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시선을 맞출 겨를도 없이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면서, “머리가 아파서 살 의욕이 없습니다.

    30년 동안 진통제를 거의 매일 복용해왔고 지금은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어지럽고 메스껍습니다.

     

    처음에는 머리가 뻐근하고 뒷골이 아파 기분 나쁜 정도였는데 벌어먹고

    살기위해 통증을 잊으려고 먹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이 경우는 약물에 중독이 되어 진통제 사용에 대한

    심리적인 의존으로 습관성이 되어있는 경우이다.

     

    두통은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이나,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크다.

    두통의 성질과 위치 지속시간 외에도 언제 더 아픈지 얼마나 아파왔는지 자세히 살펴야한다.

     

    성질을 보면 찌르는 듯함, 누르는 듯함, 터지는 듯함, 톡톡 때리는 듯함, 멍함, 텅빈듯함, 둔한듯함 등 다양하다.

    두통을 얼마나 앓아 왔느냐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편의상 나눈다.

    별로 두통이 없다가 갑자기 돌발적으로 격렬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급성이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또는 자주 아픈 경우가 만성이다.

     

    급성은 대개 원인질환이 뚜렷하며 같이 나타나는 전신증상의 특징으로 구별된다.

    즉 열이 높거나 몸통이나 목을 구부리지 못하거나, 눈에 이상이 올때, 심하게 토할 때,

    혈압이 높을 때는 당장 생명이 위협받으므로 즉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두통은 누구나 경험이 있다. 사실 두통이 오래 지속되면 만사가 귀찮고

    일에 능률이 안 오르고 심리적 고통은 가중된다. 만성두통도 원인질환이 없지는 않지만 애매한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단순히 업무에 따른 긴장이나 근육피로만 느끼다가 계속되면 머리중심으로 불쾌감이 나타나게 된다.

     

    긴장성 두통은 전형적인 만성두통의 하나로 근육수축성두통이라고도 한다.

    대개 태양경(太陽經)의 혈자리를 따라 나타나므로 태양두통에 속하는 이 질환은 스트레스와 관계가 깊다.

    흔한 예로 지속적인 긴장으로 머리에 가까운 근육이 수축되어

    목과 머리의 뒤쪽이 둔탁하고 무엇엔가 꽉 조이고 눌리는 듯한 통증이 있다.

     

    또한 머리끝에서부터 광범위하게 통증이 내려가는 경우도 많다.

    이때 두통이라고 하지만 실은 긴박감, 압박감, 꽉 찬 느낌을 갖게 된다.

     

    긴장성 두통은 장시간에 걸쳐서 대개 심하지는 않지만

    주야로 은근하게 지속되는 특징이 있어 목뒤근육과 어깨근육이 긴장되어 있으며,

    중년기에 어깨주위로 치우쳐 통증과 어깨관절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오십견”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은 중년기에 흔하다.

    직장에서도 중간층인 이들이 위로 상사가 있고 아래 직원들이 있어 위아래로 눈치봐야하고,

    하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고 책임이 많아 늘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기에 그렇다.

    아마도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 대부분이 조금씩은 앓고 있다 하겠다.

    불경기에다 최근 농산물 등의 개방문제로 긴장성두통 환자 상당수가 이런 경험을 하기 쉽다.

     

    긴장성두통 환자 상당수가 신경이 예민하거나 신경증 또는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수면장애와 소화장애가 따라오기도 하며 대변상태도 좋지 않기 쉽다.

     

    치료는 전신상태를 진단하여 시행한다. 초기는 약물보다는 가벼운 처치로도 좋아진다.

    사실 가벼운 처치로 낫게 될 환자들이 약을 습관적으로 복용함으로

    두통의 괴로움보다 부작용으로 인한 괴로움이 더 클수 있다.

    진통제의 남, 오용이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를 어렵게 하므로 절대 자가진단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약물치료가 불가피한 경우 통증부위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해 서경통락(舒經通絡) 시키는 약물을 중심으로 사용한다.

    신경이 예민하고 정신신경계 증상이 있는 경우 오래되었으면 보심(補心)이나 청심(淸心)시키는 약물을 적절히 선택하며,

    특히 오래되어 기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는 기혈(氣血)의 상태를 살펴 보법(補法)을 병행한다.

     

    진통제를 남용해 온 환자는 대체로 혈(血)을 보해주며 이차적으로 소화기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소화기를 돕는 보비건위(補裨犍胃)의 약물을 사용한다. 약물 사용 시에는 전문의와 상의하되

    두통 자체 뿐 아니라 전신상태를 살펴서 병행 치료하는 것이 한약의 묘미이므로 또 다른 약의 남,

    오용이 없도록 주의를 요한다.

    침술치료는 머리와 전신의 혈자리를 상태에 따라 선택하며 시행하는데 머리부분은

    특히 중요한 혈관이나 중추신경과 뇌신경이 분포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에게 지시를 받아야 한다.

     

    전통적인 침술과 전기를 이용한 침술, 레이저를 이용한 침술 방법이 있다.

    물리치료는 열 치료, 전기치료, 수기치료가 있다.

    열치료는 열 발생 기구들을 이용하거나 고온의 물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순환을 도와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전기를 이용한 기계치료는 머리부위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사용하지 않으나 목이나 어깨쪽은 사용할 수 있다.

    수기법(手技法)으로 두부와 목주위의 근육을 이완시켜준다.

     

    손쉽게 자극할 수 있는 부위는 귀뒤 유골돌귀 옆 목뒤 두발경계선 약간 안쪽 오목한 부분(풍지혈, 風地穴)과

    목뒤 중앙 두발경계선 3cm 가량 위쪽 오목한 부분(풍부혈, 風府穴)인데,

    이들을 자극하여 넓은 승모근, 흉쇄유돌근, 두반극근육을 이완시킨다.

     

    또는 눈썹 외측 끝부분 오목한 부분(태양혈, 太陽穴)과 가운데 손가락 손등쪽 끝에서

    두 번째 마디 엄지방향 끝부분(두정점, 頭頂點), 엄지와 검지가 만나는 오목한 부분(두통점, 頭痛點)을 눌러준다.

     

    심한경우는 머리와 전신에 효과있는 혈자리를 상태에 따라 응용해야 하는데 이는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므로

    한의사나 수기를 전문으로 하는 물리치료사에게 상담해야 한다.

     

    긴장성 두통은 대개 심리적인 원인에 의하여 일어나므로 우선 마음을 평안하게 갖도록 하고,

    소극적 자세보다는 적극적자세로 생활에 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